시, 漢詩,時調 감상

사는 맛 - 정 일 근

머털도사 오경준 2017. 12. 8. 16:46

사는 맛

                           정 일 근

당신은 복어를 먹는다고 말하지만 
그건 복어가 아니다, 독이 빠진 
복어는 무장 해제된 생선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독이 든 복어를 파는 
요릿집이 있다고 한다, 조금씩 
조금씩 독의 맛을 들이다 고수가 되면 
치사량의 독을 맛으로 먹는다고 한다 
그 고수가 먹는 것이 진짜 복어다 
맛이란 전부를 먹는 일이다 
 
사는 맛도 독이 든 복어를 먹는 일이다 
기다림, 슬픔, 절망, 고통, 고독의 맛 
그 하나라도 독처럼 먹어보지 않았다면 
당신의 사는 맛도 
독이 빠진 복어를 먹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