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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로<전생의 인연>을 보는 법

머털도사 오경준 2010. 10. 18. 17:30

몇일전, 내 나이 9살 때 돌아가신 모친의 기일(忌日) 이었다.

2년전 상처하여 홀아비 처지인 내가 혼자서 모시는 제사이니 상차림도 썰렁하기 그지없다.

'내년에는 成家하여 좀더 정성스런 제사를 모실수 있기를 바라니 어머니께서 도와 주시고

혹 이중에 인연이 될 사람이 있는지 살펴봐 주십시요.'

하고 말씀을 올리며 미리 적어놓은 두 여성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힌 종이를 준비해둔 여비

10만원과 함께 제사상에 올렸다.

뭘 어쩌자고 작정하고 하는 일은 아니고 그저 내 마음이 시키는대로 자연스럽게 그리한 일이다.

 

한달후쯤이 죽은 아내의 두번째 제사이니,

亡妻의 大祥을 아직 치루지 않은 상태에서 재혼을 거론함이 좀 이른 듯도 하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적절치 않을 수도 있으나 아내에게 미안한 생각은 들지 않는다.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린다면 가장 기뻐할 사람이 죽은 아내일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 한살씩 더 먹어갈수록 상황은 더욱 여의치않아 질테니 한가하게

생각할 일만은 아닌듯 해서 마음이 가볍지가 않다.

 

세월이란게 참으로 무섭다!

견딜수 없을것 같았던 고통도 시간이 가니 이렇게 무뎌지는구나.

죽은 마누라 두번째 제사를 한달여 앞두고 장가들어 후사를 이을 생각에 골몰하고 있으니. . .

 

제사를 마치고 음복주 석잔을 마신후,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털털거리는 오토바이를 끌고

자유공원에 올라 휘적거리며 걷다가 내려오니 새벽 2시,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 시간을 보내다

새벽 4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한, 두세달 전 쯤인가. . .

꿈속에, 오래전에 보았던 보호신명인 듯 도 하고, 아니면 다른 신명인듯도 하고,

하여든 그런 인물이 항상 내옆에서 따라 다니는데. . .

(둘다 서로가 몰골이 다소 후즐근하다.

나는 꿈속에서 몇년째 정처없이 떠돌며 방랑자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그가 亡妻의 사주가 적인 종이쪽을 내보이며

'이걸 보면 전생에 어떤 인연으로 인해 부부의 연을 맺게 됬는지 알수 있습니다.'

하며 사주를 설명하려 한다.

죽은 아내의 사주를 들여다 보는것이 싫고 해서

'죽은 마누라와의 전생은 이미 수행을 통해 다 봐서 알고 있는 터인데 그걸 봐서 뭐하나? 필요없어!'

하고 퉁명스레 대꾸하니 약간 서운할듯 말듯한 기색이 얼굴에 잠시 스쳤다 사라진다.

남들은 사주간명의 비법을 하나라도 더 알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데 애써 알려주겠다는데도 거절을

하니 좀 섭섭하기도 했던 모양이다.

 

그러더니 그 종이를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으며

'지금 이마에 있는 점이 다 사라지면 사모님(亡妻를 이름)과의 인연은 끝이 납니다.' 하고

뭔가 더 설명을 하려는 듯 하다가 서둘러 말문을 닫는다.

죽은 아내의 얘기를 들으며 내 심사가 울적해 지는것을 눈치채고 그런 모양이다.

실제로는 내 이마엔 검은 점이 없는데, 꿈속에서는 양눈썹 사이의 인당에 작은 점이 하나 있었다.

 

새장가를 들기로 서니 그 인연이 끝이 나겠는가?

'그저 새사람을 만나서 장가를 가게 될 시기가 가까워 지고 있다' 하는 뜻 정도로 생각하고 흘려버렸다.

꿈에서 깨고 나니 '사주를 통해 전생의 인연까지 살필수 있다하니 그거 좀 들어볼껄 괜히 그랬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으나 이내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후로 가끔씩 사주를 통해 전생의 인연을 살피는 법이 뭘까하고 사주를 놓고 생각을 하게 된다.

뭐, 조금씩 느껴지는 바도 있긴 하나 구체적으로 말할수 있는 정도는 못된다.

좀더 시간을 가지고 궁리를 해 본다면 명확한 답이 얻어질 것 이라는 생각은 든다. 

 

49제가 지난후에도 아내의 위패를 치우지 않은채 그대로 두고 2년 가까이 아침 저녁으로

청수를 올리고 수행을 하며 태을주를 읽는다.

새사람을 만날때 까지는 조금 더 계속할 요량이다.

40세의 젊은 나이에 일점 혈육을 남기고 못하고 세상을 떠났으니 그 한스러움이 오죽 하겠는가?

그런 아내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것이기도 하려니와 스스로 내 마음을 달래는 것이기도 하다.

 

가끔 꿈속에서 아내를 보면 평온한 모습이다.

내가 게으름과 나태함에 빠지거나, 수도를 하다 딴 생각에 빠지면 가끔 화를 내며 강짜를

부리는 때도 있다.

내게 좋은일이 있으면 같이 기뻐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서로 마음을 통해 오가며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어 서로의 평범한 일상을 가끔 보곤 한다. 

 

죽은 아내와의 전생의 인연은 하도 사연이 많고 깊어 헝클어진 실타래 같아서 쉽게 풀어놓기가 어렵다.

마음속에선 어느정도 정리가 되긴 했는데, 어느 정도까지 공개를 해야할지 그 수위를 놓고

아직 생각이 정해지지 못했다.

 

비교적 무겁지 않은 <아버지와의 전생의 인연>을 다음글에 적을까 한다.

 

                                            2010년  10월 18일 

                                            천지철학관에서  머털도사